발라드 음악 선보인 토니 안
최근 발표한 싱글앨범 비하인드 더 클라우즈에서 발라드 음악 선보인 토니안. /티엔엔터네인먼트/문화 -문화부기사 참조- 2005.12.12 (서울 D연합뉴스) lalala@yna.co.kr
"10년 뒤엔 전혀 다른 노래 들려 드릴게요"
(서울=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 한국 댄스그룹의 대명사 H.O.T의 일원이었음에도 과감히 발라드를 택했다. 토니 안이 '촌스러운' 이유다.
지난해 초 솔로로 데뷔하며 1집 앨범을 선보였던 토니 안이 2집 발표에 앞서 싱글 앨범 '비하인드 더 클라우즈(Behind the Clouds)'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발라드 노래 '촌스럽게'. 그동안 너무도 하고 싶은 음악이었지만 토니 안이라는 이름에 수식어 H.O.T를 덧씌우는 대중에게는 선뜻 소개하기 힘든 노래였다.
◇"얼마나 음악 사랑하는지 모르실 거예요"
음악적 소신은 따랐지만 대중이 이를 선입견 없이 바라볼까? 토니 안에게서는 새 노래를 내놓은 뒤의 흥분과 불안이 동시에 비쳤다.
"H.O.T를 댄스그룹으로 기억하는 분은 많아도 멤버 개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음악적 지향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죠. H.O.T 시절 다섯 명이 모이면 오직 음악 얘기뿐이었는데 음악보다는 댄스에 치중하는 가수들로 아시거든요."
H.O.T의 노래는 댄스곡이라 할지라도 대중성에만 영합하지 않았다는 평을 받지만 토니 안이 추구하는 음악 영역은 그보다 훨씬 넓다.
"장르의 경계 없이 해보고 싶은 음악이 무척 많지만 대중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하고 있어요. 팬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금씩 조금씩 다른 음악 선보일 거예요. 그래서 10년 뒤엔 지금이나 H.O.T 시절과는 전혀 다른 음악을 할 겁니다."
10년이나 기다리기에는 마음이 급했는지 그는 지난 여름 팬미팅 자리를 빌려 직접 작사작곡한 메탈곡 'Natural Born Killer'를 불렀으나 열성팬들조차 예상 밖의 '과격한' 음악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이런 면에서 토니 안은 지난달 입대한 문**에 대해 존경심을 표했다.
"희*이 음악은 대단해요. '아! 이런 노래도 있구나' 싶어요.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받지도 때로는 음악성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희*이는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했어요. 단지 너무 솔직한 게 문제라면 문제였죠."
◇"번 돈 몽땅 노래에 투자"
타이틀곡 '촌스럽게'는 언뜻 들으면 여느 발라드곡과 비슷하지만 조목조목 뜯어보면 토니 안이 이번 앨범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지 알 수 있다.
떠나는 연인을 '쿨하게' 보내주고 싶었지만 촌스럽게도 그러지 못했다는 가사의 이 노래는 전형적 발라드로 시작돼 록발라드로 변모한 뒤 일레트로닉 악기의 등장으로 마무리된다.
비록 티는 안 날망정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고집이다.
알리샤 키스와 같은 해외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만든 앤더스 베르그스트롬의 이 노래에만 1천200만원이 들어갔다. 불황인 요즘 음반업계에서 만만치 않은 투자다.
"교복회사,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운영하면서 돈 좀 벌었다고 소문났는데요. 맞아요, 돈 벌었습니다. 음악에 다 쏟아부어서 남은 게 없을 뿐이죠.(웃음)"
전세계적으로 힙합과 R&B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대중음악계에 발라드곡은 모험이었을지 모른다. 이미 히트한 곡을 리메이크한다면 실패 가능성은 줄 수도 있겠다.
그는 그러나 그러한 안전장치보다는 독창성을 택했다.
"독창성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요즘 음악은 다 똑같아서 일부러 안 듣습니다. 따라하게 될까봐…"
무모할 정도의 용기가 인정받은 걸까. 그의 이번 싱글앨범은 발매 5일 만에 3만장이나 팔리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게 마련"
솔로로 활동하다보니 전과는 달리 외줄 타는 심정이라는 토니 안은 앞으로의 솔로 활동이 H.O.T 그룹 때와 같은 영예와 돈을 안겨 주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해체 후 멤버 전원이 연기 등 다른 길에 눈 돌리지 않고 음악만 하는 그룹은 H.O.T밖에 없다며 으쓱해하는 그는 사라질 인기에 연연해하지 말자고, 과거의 영광을 그리다 못해 마약과 같은 나쁜 길로 빠지지 말자고 멤버끼리 다짐했다고 밝혔다.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는 건 당연하잖아요. 인기가 전 같지 않다는 생각에 주위에 얼마나 예쁜 꽃이 있는지도 모른 채 산을 내려가고 싶진 않아요. 즐길 것 즐기면서 다만 천천히 내려가겠습니다.(웃음)"
10대들의 스타로만 생각했던 토니 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뜻밖의 말들에 그가 더이상 아이돌 스타가 아님을 느꼈다.
한층 넓은 세대, 더욱 많은 사람을 아우르는 토니 안의 음악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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