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 극심한 우울증 시달려, HOT 옛 동료들과 경쟁심도”
“작업중 극심한 우울증 시달려, HOT 옛 동료들과 경쟁심도”
(::두번째 솔로앨범 ‘유추프라카치아’ 낸 토니 안::)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남들은 기획사 대표로, 인기가수로 행복한 고민을 한다고 하지만 이번엔 극도의 우울증으로 잠적해 버리고 싶었습니다.”
아이돌 그룹 ‘HOT’의 전 멤버 토니 안(27·사진)이 두번째 솔 로 앨범 ‘유추프라카치아’를 내놓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토 니 안은 지난 13일 오후 문화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외로움 으로 2년간 받은 우울증 치료 기간 중 이번에 최고의 우울증을 경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 앨범의 타이틀곡 ‘유추프라카치아’는 타인의 손에 닿으면 바로 죽어버리는 가상의 식물. 현재 이 곡은 ‘SG워너비’의 ‘ 내사람’과 1위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토니 안은 “타인이 아닌 내가 정성을 들여 가꾼 진실한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 이같은 제목을 달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새 앨범 수록곡 13개 중 외국 작곡가의 곡을 10개나 받았는데.
“지난 2001년 ‘JTL’때부터 유명 스웨덴 작곡가와 일을 같이 했다. 나와 취향이 맞는 거 같다. 일단 곡의 수정 부분에 있어 대립하지 않고 바로 협의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
―2집이 나오자마자 각종 사이트에서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솔로 1집 때는 계속 2위만 했다. 이번 앨범은 다른 곡도 3위에 올라 기분이 너무 좋다.(웃음) 사실 1집이 너무 잘 돼서 2집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다. 또 HOT 전 멤버들이 솔로로 활동하면서 다 잘되니까 은근히 경쟁심도 생겼다. 이번 앨범에 욕심이 난다.”
―기획사와 교복 회사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앨범까지 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음. 정말 힘들었다. 사업을 하다 보니까 경계심이 많아져 생활이 오히려 폐쇄적으로 변해 갔다. 초창기에는 두통이 심해 정신 과를 들락거렸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아서 앨범 작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마음 고생이 어느 정도로 심했나.
“극도의 우울증으로 고생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있을수록 외 로움은 더 커진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2년 간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이번 만큼 삶의 회의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우울증을 이겨낸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책임감이었다. 내가 어느 소속사의 가수였다면 잠적했을 텐데, 달린 식구들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도 없었다.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유추프라카치아’로 정한 것도 관심과 집착의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나.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정말 목숨을 다해 사랑하는 마음 같은 게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진실보다 허구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예전의 애틋하고 사무치는 뭔가를 되찾고 싶 었다.”
―HOT시절 솔로 활동 멤버들과 교류는.
“제일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자주 만난다. 사실 (문)희준이가 록을 할 줄은 몰랐다. 놀라기는 했는데, (희준이가) 팀에 있을 때 곡을 제일 잘 썼기 때문에 어떤 음악을 하더라도 특색을 갖출 것 같다. 멤버들은 모두 자기 색깔에 맞는 음악을 찾아 떠났다. 나도 솔로 활동 이후 트렌드를 따라가는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며 음악을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그가 시작한 교복 사업은 현재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40억원 매출이 올해 3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다른 교복보다 1㎝ 짧게 잘라 학생들의 구미에 맞춘 전략이 통한 것이다. 토니 안은 앞으로 교복 사업 이외에 속옷 사업쪽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 이것저것 손을대는 일이 많지만 만약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가수’를 택할 것”이라며 “외로움에 동행하는 마지막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